[서평]나의 문구 여행기

@Ulf Bodin
@Ulf Bodin

올해 광화문 교보문고에 두번 가량 다녀왔다. 핫트랙스를 갈때마다 우울하다. 일본문구류를 중심으로 수입문구류들이 대거 빠지고, 그 자리를 국내 문구류들과 팬시 문구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필기구들이 20%할인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왠지 모르게 기분을 다운시켰다. 일본 문구류나 일본 잡지들이 팔리지 않다는 건 요즘 분위기상 어쩔수 없다지만, 교보문고의 개성도 같이 흐려진다는 점이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의문구이야기

취미의 문구상52권을 구매하면서 같이 이 책도 구매를 했다. 사실 이 책을 구매해야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최근에 읽은 아무튼, 문구도 그렇지만 나랑 전혀 코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프랑스 -> 독일 -> 스페인 -> 영국 -> 미국 그리고 추후에 일본과 중국 등의 문방구를 방문하는 여행기다. 나는 문방구도 좋고, 문구류도 좋은데. 이 좋은걸 다른사람에게 좋다고 말하기 부끄럽기도 하고, 자존감도 떨어졌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나라의 문방구와 그런 문구류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일종의 성장기 비슷한 에세이다.

나의문구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두가지만 꼽아본다면 아무리 문방구 내부 사진을 찍게 하지못하더라도 문방구 외부사진 정도는 실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다른 한가지는 유럽 문구류에 대한 편애. 일본 문방구나 일본 문구류를 소개하긴 하지만. 유럽 문방구나 문구류를 소개할때 뚝뚝 떨어지는 애정은 다소 과도해보였고, 뒷 부분에 구색맞추기로 넣은 일본 문방구 소개는 책의 빈공간을 채우는 정도였다.

무엇보다 나랑 가장 잘 맞지 않았던 부분은 특별한 문구류라는 말이었다. 보물섬같은 그런. 문구류. 어쩌면 작가가 여성이고 또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코드가 맞지 않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간만에 나온 문구류 책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달라서 실망스러웠다.

나의문구이야기

최근 몇년 전부터 토닥토닥류의 패미니스트 책들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도 그런 연장선에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특이한 주제를 가진 특이한 유럽 여행 책. 나를 찾아 떠나는 책. 그리고 특별한 나만의 무엇인가를 갖게 되는 그런 것.

나의문구이야기

물론 나의 이런 생각이 대중적이지 않은것 같다. 이 책은 지금 매우 잘 팔리는 매우 핫한 책이고,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몇가지 포인트는 있다. 이렇게 엽서와 클립에만 집중한 책들이 많지 않아서 그 부분이 이색적이었고 이런 여행을 통해서 아날로그 키퍼라는 본인의 문방구를 만들었다는 추진력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旅人日誌 Traveler Diary
@旅人日誌 Traveler Diary

사실 누군가에게 문구류를 좋아한다고 말하는건 남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싶다면, 해도 좋은 말이다. 하지만 나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걸 다른 사람이 꼭 인정하거나 동의할 필요는 없고, 그게 내가 문구류를 좋아하데 커다란 장벽도 아니기 때문이다. 문구류를 좋아한다고 말하거나 이런게 좋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니가 가진 문구류를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 같이 이야기를 나눌만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커뮤니티에 나가면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수 있지만 평소에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을 찾기 쉽진 않다.

그런면에서 나의문구여행기 작가는 본인의 그런 감성을 나눌수 있는 주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이런 소소하지만 따뜻한 책을 낼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문구류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각자 자기가 좋아하지만 선뜻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어떤식으로 밖으로 말할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준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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