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리의 Grain노트
종이가 다 그게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양한 노트를 사용하다보면 자기에게 잘 맞는 노트가 꼭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클레르퐁텐과 C.D NOTE가 바로 그런 노트다. 좋은 노트를 결정하는 것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하나는 종이가 좋아야 하고 두번째는 종이를 절삭하고 붙이는 제본기술. 마지막으로는 종이 자체의 촉감을 들 수 있다. 노트나 종이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종이의 색깔이나 촉감으로도 이 종이가 필기구에 좋은 종이인지 대충은 감이 잡히는 편이다. 그런면에서 매번 사용하는 미도리. MD노트의 종이 질에 대해서는 항상 이 종이 도대체 모지;;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후쿠야 문구점에서 구매한 미도리 다이어리는 과연 좋을까? 라는 글에서도 엿보이지만 미도리는 글쎄. 장인의 종이라는 문구를 믿기 힘든 노트다. 물론 몰스킨보다는 좋다..
Grain노트는 스페인의 리사이클 가죽과 미도리 종이가 만난 콜라보레이션 노트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부의 종이는 무지와 가로 라인. 두 가지 종이가 내장되어 있고 라인이 있는 종이에는 필기를 무지에는 그림을 그리도록 구분되어 있다고 한다. 리사이클 가죽은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 있는 무두질 공장에서 제조 된다고 한다. 그레인의 로고( 두 마리의 투우소 )가 이색적이고 서체는 1780년에 출판한 돈키호테의 서체를 복각했다고 한다. ( 후덜덜 ) 무지의 용지는 1960년 이래로 필기에 적합한 종이로 알려져 있다. 등등~
일단 일본에서는 세금 포함해서 540엔이고 국내에서는 8,500원으로 30% 이상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각성하라 미도리!
전체적인 모습을 묘샤하면 겉 표지는 꽤 잘 휘는 얇은 가죽으로 되어 있고 종이를 잡아주는 부분은 트윈링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노트를 잡아주는 고무줄은 이중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손에 착 감기는 사이즈와 가죽인듯 가죽 아닌 촉감을 주는 그 유명한 스페인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다.
두께는 꽤나 두껍다.(내장된 종이는 100장 ) 발매는 2013년 7월로 생각 되는데 뒷 면에 2012라고 써있어서 확실하진 않다.
내부의 종이는 하얀색의 라인 종이와 크림색상의 무지로 구성되어 있다. 가죽에 대한 설명은 가운데 영어로 써있다.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설명했다.
가죽 같진 않지만 가죽이라고 하는 겉표지보다;; 사실 옆에서 보는 노트의 다른 색상과 무늬가 더 눈에 끌린다. 하얀색과 크림색의 차이도 그렇지만 라인이 있는 종이와 무지로 된 종이가 주는 느낌이 더 신기하고 산뜻하다.
ESP*JPN이라고 써있듯이 겉 표지의 가죽은 스페인에서 종이는 일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꽤나 육중한 트윈링 절대 종이를 놓치지 않겠어! 라고 말하는듯 하다.;
표지를 넘기면 간단하게 이름이나 이런 것들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하단에는 미도리 마크? 가 있는데 흘려 쓰듯이 적은 저 싸인이 미도리의 전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확실히 이 부분은 멋지다!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황소 두마리;;
라인이 그어져 있는 노트는 크게 4부분으로 각 부분은 점선으로 5개의 라인이 그어져 있다. 칸 자체가 많은 편이어서 글씨 자체를 작게 써야 하긴 하지만 나름 파티션을 잘 나눠논듯 하다.
미도리의 제본 실력을 탓할수는 없다. 종이가 문제지.
뒷 장에는 아무런 라인이 없는 무지로 되어 있다.
몰스킨 이상으로 과도한 홍보로 점철된 미도리 지만 몰스킨과 달리 미도리 종이의 제본 실력을 탁월하다. 문제는 종이다. 미도리 다이어리와 같은 종이를 사용했다고는 하는데 글쎄;; 내가 보기에는 수첩에 사용한 노트의 종이 두께가 훨씬 얇아 보였다. 글씨를 쓰고 뒷 면을 봐도 눌림이나 비침이 얇은 종이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두 줄은 Uni의 제트스트림 그 아랫 두줄은 펜텔 그래프 1000 샤프펜슬. 그리고 그 아래 세줄은 M405( 극흑잉크 ) 마지막 두 줄은 캡리스 만년필( 극흑 잉크 ) 로 필기를 해봤다. 제트스트림과 샤프펜슬로 필기를 했을 때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 다만 다소 흐름이 좋은 만년필로 썼을 때 글씨체가 다소 두껍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살짝 번지는 느낌이 들었다.
뒷 면 번짐은 억제되어 있지만 글씨 눌림은 심한편이다.
종이의 필기감은 개인차가 분명히 있는 편이지만 백번 양보해도 사실 미도리 노트를 이렇게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미도리와 비슷하거나 살짝 저렴한 로디아(클레르퐁텐)나 CD NOTE가 더 좋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노트는 첫 단어만 써도 느낌 자체가 다르다. ( 헤헷 ) 하지만 아쉽게도 미도리의 Grain노트는 아주 잘 디자인된 노트다. 사실 종이도 나쁘다라고 하기에는 일단 몰스킨보다는 좋고 일반적인 종이보다는 좋다. 로디아나 CD NOTE는 이렇게 이쁜 노트를 발매한적이 없기 때문에 이 수첩을 꽤 애용할 것 같다. 종이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여러가지 신경을 많이 쓴 미도리의 역작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종이 필기감을 바꾸기를 희망하며~ 미도리 더 노력하라고!
Write by 2014.06.01 20:34
PS. 그리고 그 뒤로도 미도리는 맨날 그정도 수준의 종이품질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