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세라믹 골드 0.4mm 샤프심

동아 세라믹 샤프심

개인적으로 국내 문구류제조사 중에 가장 높게 평가하는 곳은 동아연필 이 유일하다. 가성비가 좋은 문구류가 많을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샤프펜슬을 만드는 곳이라면 그 회사에서 어떤 샤프심을 만드는지 보면 그 제조사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동아연필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괜찮은 샤프심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환경문제때문에 로트링 샤프심은 독일에서 생산이 안되고 있는데, 그 로트링 샤프심을 동아연필에서 OEM으로 만들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동아연필의 샤프심 제조수준은 여러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오늘 문구랜드에 갔다가 디기스님의 추천으로 동아 세라믹골드 0.4mm를 구매해봤다. 국내에서 만든 0.4mm 샤프심이라. 꽤나 놀라웠다. 국산 샤프심은 대부분 0.5mm밖에 없고 잘해야 0.7mm가 매우 드물게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사용자층이 가장 적다는 0.4mm를 만들다니.

동아연필의 세라믹 샤프심은 역사가 꽤 깊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골드, XQ가 붙으면 기존 세라믹보다 고급라인으로 알고 있다.

동아 세라믹 샤프심

시필 느낌은 조금 놀라웠다. ENO에 버금갈 정도로 HB심경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진한편이었다. 물론 그만큼 부드러웠고, 흑연의 뭉게짐으로 인해서 글씨가 퍼지는 현상도 없었다. 아무래도 다소 진해서 손이 닿으면 번지는 단점은 있겠지만, 부드럽고 진한 샤프심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0.4mm 사용자라면 고가의 일본 샤프심의 새로운 대안으로 구매를 고려해볼 가치가 있어보인다.

아쉽게도 0.4mm 샤프펜슬은 일본에서도 극히 드물다. 나도 펜텔 그래프 1000 포프로 샤프펜슬로 시필을 했을 정도니. 0.4mm 샤프펜슬의 위치는 실로 오묘하고 절묘한 측면이 있다. 0.3mm처럼 세필은 아니지만 잘 부러지는 0.3mm와는 차별되고, 0.5mm보다는 묘하게 얇게 나와서 수학문제를 풀 때 좋다는 점. 0.3mm와 0.5mm의 세심한 차이를 아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축복받는 mm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동아 세라믹 샤프심

앞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샤프심을 잘 만드는 곳은 문구류제조사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연필을 매우 잘 만드는 톰보우조차 제대로된 샤프심을 만들지 못할정도로 기본에 충실한 샤프심을 만든다는 것은 극히 힘들다. 일본 제조사 중에서도 펜텔과 UNI 그리고 파이로트 정도만 AIN / 나노다이아 / 그라파이트 샤프심 등의 좋은 벨런스를 가진 샤프심을 생산하고 있다.

물론 세라믹 골드 샤프심이 위에서 언급한 가장 기본이 되는 일본 샤프심과 비교했을 때에 분명 부족한점이 있긴 하다. 가장 기준이 되는 샤프심의 안정된 진하기를 유지하는 부분에 있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점만 제외한다면 흑연의 뭉게짐을 적절하게 억제했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가격을 생각했을 때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0.4mm 샤프심으로 리스트에 올려놓을 수 있을 듯 하다.

좋은 문구류가 되려면 느낌이 좋아야 한다는게 내 철학이다. 처음 썼을 때 느꼈던 감성은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세라믹골드 0.4mm는 아마도 우리곁에서 오랫동안 좋은 샤프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마지막 남은 국산 문구제조사에게 새로운 희망을 찾아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좋은 문구류로 기억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을 해주기를 기원해 본다.

writey by 2012.12.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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