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Made in Japan인가?

2012년에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Made in Japan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매우 많은 부분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사실일테지요. 하지만 최근 한국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그리고 다양한 품목에서 일본 제품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Made in Japan이라고 하면 품질에 대해서는 어떤 나라제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일본에 대한 일종의 열등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진게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일본제품에 대한 맹신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애기할 ” 문구류 ” 에 국한되어 애기를 하자면 Made in Japan에 대한 믿음은 아직도 매우 높은편입니다.최근에는 그 절대적인 믿음감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문구류마니아들 사이에서 일본문구류 회사인 ” 펜텔 ” 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펜텔 샤프라면 어떤 제품을 사도 좋아. 또는 펜텔의 플래그맨쉽에 해당하는 샤프펜슬의 정확도는 정말 뛰어나. 등등

일반 소비자들은 사실 대부분 문구류 브랜드에 대해서 인식자체를 잘 하지 못하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이 많이 가는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가보면 일본문구류 코너가 가장 중심에 있고 또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있는걸 보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없지만 입소문에 의해 좋은 문구류가 어떤 것인지 아는게 아닌가 추측을 해봅니다.

사실 일본의 문구류 역사는 그렇게 긴 편은아닙니다. 파이로트/펜텔/Uni/제브라 등 대부분의 문구류 회사들은 1900년 초에 창업을 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일본문구류 회사들은 가장 먼저 연필을 만들면서 자사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1889년에 있었던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지금 우리들이 사용하는 ” 연필 ” 과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면서 일본사람은 커다란 문화쇼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뒤로 톰보우의 8900연필을 만들게 되면서 비로소 필기구라는 것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됩니다.

최근 문구류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Uni 또한 1900년부터 꾸준히 연필을 만들면서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유럽의 문구류 명가인 ” 파버카스텔과 스테들러 ” 의 연필을 보면서 자신들이 만든 연필이 얼마나 질적으로 떨어지는지에 대해서 깊은 반성을 하게 되고 1950년쯤에 Uni의 대표연필인 ” 하이유니 ” 연필을 만들게 됩니다.

샤프 = 펜텔/볼펜= Uni 라는 공식이 일반적인 지금 새로운 문구류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는 일본은 국내시장만 국한되어 본다면 수입문구류 시장에서 유럽문구류들과는 경쟁자체가 안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100년전에는 쳐다도보지 못했던 ” 파버카스텔과 스테들러 ” 는 한국에서는 이 두 회사가 감히 일본 문구류 회사들을 쳐다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버렸습니다.일본문구류들은 자신들의 경쟁회사들인 유럽 문구류 회사 제품들과는 여러가지면에서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한국에 판매하고 있는 ” 파버카스텔 ” 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버카스텔은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문구류들을 국내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제품들도 상당히 많은편이죠. 또한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경우에는 수 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만년필도 국내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상황만 본다면 파버카스텔은 저가부터 고가의 문구류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듯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파버카스텔보다는 일본문구류 제품들을 구매를 합니다. 일단 파버카스텔은 저가제품이라 하더라도 디자인적인 면에서 고급스러움에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자사를 대표하는 ” 초록색 ” 제품들도 매우 많은편이죠. 하지만 일본문구류는 결코 ” 고급스러움 ” 에 포인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일본문구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문구류 회사들이 PR자료로 내놓은 자료를 볼 수 있는데. 자사의 문구류를 크게 ” 학생/성인 ” 용으로 분명하게 구분을 짓고 있습니다. 학생용 문구류는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하고 문구류의 주 소비층인 ” 여학생 ” 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상에 매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학생용 문구류에서 실적이 나오면 시차를 두고 ” 고급형 ” 인 성인용 문구류를 생산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필기량이 매우 많은 학생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중지의 첫번째 마디에 많은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Uni는 실리콘 그립을 채택해서 말캉말캉한 그립으로 손가락 마디에 오는 압박감을 줄여주는 해결책을 제시를 합니다.

샤프를 쓰다보면 한쪽 샤프심이 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샤프 사용자들은 샤프를 일정시간마다 회전을 시켜서 사용을 합니다. Uni의 쿠루토가는 이런 학생들의 불편을 쿠루토가라는 샤프를 통해서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샤프내부가 샤프심이 종이에 닿을때 마다 자동으로 회전하는 기능을 추가를 하면서 말이죠.

다소 투박하지만 1986년에 출시되어 27년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문구류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절대적인 NO1으로 꼽히는 그래프 1000 샤프펜슬은 충격을 줄여주는 그립과 매우 안정된 무게중심으로 필기에 최적화된 샤프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문구류는 정밀성과 디자인적인 부분 그리고 소비자들도 미쳐 깨닫지 못한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점때문에 예전 디자인과 예전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유럽 문구류들은 그 인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산 문구류는 어떨까요?

일단 국산 문구류는 거의 태반이 일본문구류를 거의 그대로 모방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디자인팀이라는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심스러울 정도로 모방을 하고 있죠. 한국 문구류를 대표하는 모나미 153은 최근 바디색상을 노란색으로 변경을 하면서 새로움을 보여주고 있지만 ” 글쎄요. 라는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Uni의 제트스트림에 대항마인 모나미의 FX는 어떨까요? 물론 꽤 괜찮은편입니다. 하지만 제트스트림에 대항하는 다른 브랜드의 ” 스라리/비쿠냐/아크로볼 ” 의 다양한 라인업도 제트스트림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모습을 본다면 역시 ” 글쎄요 ” 라는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닝글로리의 최대 히트작이 되어 버린 ” 마하펜 ” 은 어떨까요? 국내에서 정말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을 하고 있고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문구류 트랜드는 ” 수성잉크 ” 가 아니라 ” 유성잉크와 중성잉크 ” 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수성잉크보다는 ” 유성과 중성잉크 ” 가 개발하기 훨씬 어렵기도 하죠. 그리고 가격적인 매력을 제외한다면 일본문구류의 수성잉크는 마하펜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조금 현실적으로 애기를 하자면 사실 국산문구류를 구태여 구매를 해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가격만 더 지불한다면 좋고 다양한 일본문구류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사실 그게 일본에서 만들든 별상관없어. 내가 좋으면 되는거 아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독도 영유권문제와 함께 일본 우익 기업들이 일본우파에 지속적으로 후원금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진실처럼 왜곡되어 전파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심에는 파이로트와 Uni 그리고 펜텔이 있죠. 학생 문구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문구류를 사용을 하는 것은

” 너는 친일파 너는 매국노 ” 로 취급을 받고 있는게 학생들에 지금도 널리 퍼진 왜곡된 진실입니다. 반면 일본문구류에 대해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일부 문구류 관련 카페에서는 반대로

” 국산 문구류는 쓰레기. 일본문구류랑은 비교자체가 안돼. ” 라는 인식이 매우 팽배한게 사실입니다. 또한 일본에서 이미 단종된 샤프펜슬을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 십만원에 구매를 하는 일들도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올바른 소비자일까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떠나서 일본문구류는 한국문구류에 비교할 수 없는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 이면에는 국내 문구류 업체들이 기본적인 연구개발과 디자인적인 부분에 대해서 투자가 매우 적었다는 반증일 겁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그리고 소니에릭슨 외에 수 많은 외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경쟁속에서 삼성의 스마트폰이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에는 꾸준한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을 다른면에서 살펴본다면 서로의 모방이 두 업체를 더 발전시킨다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문구류의 경우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뒤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본도 초창기에는 유럽 문구류들을 모방을 하면서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문구류 시장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트랜드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문구류 회사들은 OEM으로 쏟아내는 저가 문구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또 과연 벗어날 생각은 있는건지. 라는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약 100년전 일본의 문구회사들은 연필이라는 새로운 필기구에 대해서 환호화 함께 우리도 만들어보자! 라는 도전정신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 만들었던 연필을 수요가 없는 최근까지도 계속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미쯔비시 연필주식회사는 자사의 대표 연필 브랜드인 HI-UNI에서 UNI를 떼어내서 회사이름처럼 부르고 있을 정도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파리만국박람회가 열렸던 100년 전 일본은 가진거 하나 없이 지금의 문구류 왕국을 만들었습니다. 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문구류시장이라는게 더 발전될 시장은 결코 아닐겁니다. 오히려 사양사업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있죠. 그러나 결코 문구류는 인류가 지구에 있는 이상 결코 없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예를 우리나라에서도 정말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이 기술력인면에서 대단한 나라임에는 분명하지만 우리나라도 결코 못할 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하려고 하는 의지자체가 없다는 면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기에 한국에서 Made in Japan에 대한 맹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 일본제품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한국 문구류를 사용하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은 단하나.

국산 문구류에 대한 혁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런 혁신이 과연 2012년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일까? 라는 생각도 같이 해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 디지털기기의 아날로그화 그리고 아날로그 문구류의 디지털화 그들의 평행이론 ”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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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기스

    요즘은 제트스트립이 국민 볼펜 되것 같아요 한국도 고물가 탓인지 제트의 가격도 비싸보이지 않지만요 무엇보다 제트가 엔고 때에도 1500원으로 계속 팔았다는 자체가 한국시장에 얼마나 집착했는지 알 수 있죠

    • 흠. 그렇게 볼 수 도 있네요!

  • Bizz

    항상 좋은 리뷰 잘 보고있습니다.

    필기구를 업계인으로써 세릭님의 리뷰와 의견은 항상 좋은 참고와 자극이 됩니다.

    일본에 7년째 살면서 그리고 필기구회사에서 4년차가 되면서 느낀점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가 없다.라는 점인데요. 자본주의 시장원리가 다 그렇겠지만서도 그만큼 필기구에 집착(?)하고 소비자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는다는 점일텐데요,

    예로들면 그냥저냥 누구한테 받은 얼마인지도 모르는 “한낱 볼펜”을 그냥 쓰는것과
    자신이 문구점에 가서 여러종류의 볼펜을 시필해보고 마음에드는 필기감의 볼펜을 사용하는 것과는 역시 차이점이 있다고 봅니다.

    일본이라고 백이면 백 볼펜을 꼼꼼하게 골라쓰는 사람들만 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 비율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는 그런 소비자들의 비율이 높지않을까 하는생각을 합니다.

    역시 문구들의 발전에 있어서는 탄탄한 내수시장이 전제조건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 작은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또 그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고민을 하기때문이라고 봐도 되겠죠. 그래서 문구류뿐만 아니라 오래된 물건들이 사랑을 받는 것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국가마다 성향이 다른것 같더라구요! 항상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