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

작가 한강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한강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그의 에세이를 통해서 진작에 딸이 소설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승원 작가님은 아제 아제 바라아제 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해산 가는길 라는 수필집을 좋아한다. 사람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이 다들 각각인데 내 경우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따님의 작품도 계속 주목해서 살펴보곤 한다.

소년이 온다2014 올해의 책으로 선정이 되었다. 독자들의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베스트셀러 순위와는 조금 다른 리스트를 보여준다. 소년이 온다 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에 대한 이야기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2000년 이후로는 국내 소설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왠지 모르게 소설 전반에 심각한 내용과 말을 엄청 어렵게 쓰는 형태의 소설은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미있지도 않고. 그래서 그 뒤로는 일본 소설이나 추리소설을 더 많이 읽었고 현재도 그렇다.

사실 한강의 전작들을 읽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책은 별로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년이 온다 를 구매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돈 주고 사서 읽기에는 주제가 무거운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4월이라는 특수성때문에 비슷한 책들을 몇 권 구매를 했다. [eBook] 눈먼 자들의 국가 , [eBook] 금요일엔 돌아오렴 그리고 [eBook] 소년이 온다 : 한강 장편소설.

세월호에 대한 책들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동네와 창작과 비평이라는 출판사에서 냈다는 사실 자체에 일단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역시 읽는 내내 마음도 아프고 가슴이 무거워졌다. 다 읽기는 했지만 솔직히 세월호 책들을 구매한 점에 대해서는 조금 후회를 했다. 그 주 내내 기분이 엄청 다운되서 힘들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 는 세월호 사고가 난 뒤 24년 전 이야기 이지만 그 억울함과 아픔은 세월의 흐름을 넘어 묘하게 공명을 내고 있다.

5.18 엄마가 4.16 엄마에게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

한강이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지만 세월이 지나 5.18을 바라보는 소설속의 시각은 슬픔이 굉장히 정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정제된 슬픔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소년이 온다 는 기존에 나왔던 5.18 민주화 운동을 바라 보는 시각의 시점에 차이가 있다. 소설의 처음 시작을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이 시청으로 진입하는 날짜부터 시작된다.


소년이 온다

그리고 그 시각을 전후로 나눠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또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같이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슬픈 이야기를 전면에 다르고 있고 텍스트로 적고 있지만 마치 내가 5.18의 한 가운데 있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그 날을 다시 보는 묘한 시점과 시간 변화를 느끼게 된다.

결론은 역시 한가지. 만약 내가 1980년 5.18일 광주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2014년 4.16일로도 이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 용기가 없고 함께 할 순 없을지는 모르지만 함께 공감하고 지켜봐주는 것.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 그건 그들이 생떼를 쓰고 있거나 돈에 현혹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속에 응어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으면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칠의 말대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

그리고 이 말은 다른 나라에게 쓰기 이 전에 사실 우리 스스로 돌아보야 할 말이기도 하다. 타인의 아픔에 대해서 고개를 돌리지 말고 함께 할 수 있는 것. 그게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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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기스

    우리나라도 역사에 관심이 없으니 쓸쓸하죠 솔직히 대한민국의 역사가 일본강점기 시대부터 꼬이기 시작 했는데 누구하나 고치려는 노력을 안하니 일본강정기 시대의 역사관 부터 하나씩 지워 나가야 겠지요.

    •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